칼럼
미나리,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봄이 깊어지면 물길 가까운 텃밭 한켠이 유난히 푸르게 변합니다. 미나리가 올라오는 자리입니다. 손으로 한 줄기 꺾어 코에 대면 물내 섞인 풋풋한 향이 먼저 인사를 건넵니다. 데쳐서 무치면 밥상이 산뜻해지고, 매운탕에 한 줌 넣으면 국물 맛이 한결 깔끔해집니다.
머위,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이른 봄 텃밭 가장자리나 도랑 옆 그늘진 자리에 넓적한 잎이 둥글게 퍼져 올라오는 머위를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손으로 잎을 따면 줄기에서 쌉싸름한 향이 손끝에 묻고, 데쳐서 무쳐 놓으면 그 쌉싸래한 맛이 봄나물 특유의 입맛을 돋워 줍니다. 머위는 한 번 자리를 잡으면 해마다 같은 곳에서 올라오는 작물이라, 텃밭을 가꾸는 분이라면 봄마다 반갑게 만나는 단골 손님입니다.
아스파라거스,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아스파라거스를 길러 보신 적 있으신지요. 봄이면 흙을 뚫고 통통한 새순이 올라오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며칠 사이에 한 뼘씩 자라는 기세가 제법 듬직합니다. 한 번 뿌리를 내리면 여러 해 동안 같은 자리에서 순을 내어 주는 작물이라, 텃밭에서는 느긋하게 정을 들이는 채소로 통합니다.
부추,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부추는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참 오래도 함께 가는 작물입니다. 동의보감도 같은 장면을 적어 두었습니다. "한 번 심어 오래 가는 까닭에 부추라 한다"고 풀이하고, 밭 가꾸는 이가 한 해에 서너 번을 베어도 그 뿌리가 상하지 않으며, 겨울에 북을 돋워 두면 봄이 오기 전에 다시 돋아난다고 했습니다. 베어도 또 올라오는 그 끈질김을 옛사람도 눈여겨본 셈입니다.
우엉,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우엉은 텃밭에서 좀처럼 표시가 나지 않는 작물입니다. 잎은 넓게 퍼지지만 정작 우리가 먹는 부위는 땅속 깊이 내려간 뿌리라, 수확할 때면 호미보다 삽이 필요할 만큼 한참을 파 내려가야 합니다. 그렇게 캐 올린 길쭉한 뿌리를 흐르는 물에 씻으면 특유의 흙냄새와 함께 갈색 껍질이 드러납니다. 채 썰어 조림으로 올리거나, 얇게 저며 김밥 속에 넣어 본 호미님이라면 그 아삭하고 구수한 맛을
도라지,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여름 텃밭을 걷다 보면 보라색 별 모양 꽃이 톡 터지듯 피어 있는 자리를 만나실 때가 있습니다. 도라지꽃입니다. 꽃봉오리가 풍선처럼 부풀었다가 다섯 갈래로 갈라지며 피는 모습이 어찌나 단정한지, 관상용으로만 두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참깨, 동의보감이 본 건강
여름이 깊어지면 호미님의 텃밭 한 귀퉁이에서 참깨가 흰 종 모양 꽃을 피웁니다. 꽃이 지고 나면 길쭉한 꼬투리가 줄지어 달리고, 그 안에 작은 씨가 빼곡히 들어찹니다. 가을에 베어 말린 뒤 거꾸로 털면 알갱이가 우수수 쏟아지지요. 한 줌이면 나물에 향을 더하고, 갈아서 깨소금을 만들면 어느 밥상에나 어울립니다.
마늘, 동의보감이 본 건강
가을에 쪽을 묻어 두면 겨울을 나고 이듬해 초여름에 거두는 작물이 마늘입니다. 호미님 텃밭에서도 한 귀퉁이를 묵묵히 지키다가, 잎이 누렇게 마를 무렵 흙을 들추면 통통한 통마늘이 따라 올라옵니다. 동의보감은 마늘을 두고 "밭과 채마밭에 모두 심는데, 해를 넘긴 것이 좋다(經年者良)"고 적었습니다. 한 철 빨리 캔 것보다 충분히 묵힌 마늘을 더 쳤다는 이야기입니다. 거둔 마늘
땅콩, 동의보감이 본 건강
땅콩은 다른 작물과 달리 꽃이 진 자리에서 꽃대가 땅속으로 파고들어 열매를 맺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낙화생(落花生), 꽃이 떨어져 생긴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여름 내내 노란 꽃을 보다가 가을에 포기째 뽑아 보면 흙 속에 알알이 매달린 꼬투리가 따라 올라오는데, 직접 길러 본 호미님이라면 이 순간의 흙냄새를 잊기 어려우실 겁니다.
민트,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민트는 한번 심으면 알아서 번지는 작물이라 텃밭 한 귀퉁이를 금세 푸르게 채웁니다. 잎을 손끝으로 가볍게 비비면 코끝에 시원한 향이 번지지요. 더운 여름날 그 잎 몇 장을 따 찬물에 띄우거나, 차로 우려 마시면 마음까지 한결 가벼워집니다. 우리가 즐겨 먹는 이 흔한 풀이 옛 의서에서는 박하(薄荷)라는 이름의 약재로 다뤄졌습니다. 오늘은 호미님과 함께 동의보감이 박하를 어떻게 바라보았
토란,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가을이 깊어지면 텃밭 한쪽 너른 잎 아래로 토란이 굵어집니다. 손으로 흙을 헤치면 어미알(토란머리) 둘레에 자잘한 새끼알이 옹기종기 붙어 나오는데, 동의보감도 바로 이 모습을 기록해 두었습니다. 가운데에서 싹이 올라온 것을 토란머리(芋頭), 그 사면에 붙어 자란 것을 토란알(芋子)이라 불렀습니다. 옛사람들은 토란을 토지(土芝)라 불렀고, 우리 풍속에서는 토련(土蓮)이라고도 했습니다.
냉이,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겨우내 얼었던 텃밭 흙이 조금 풀리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고개를 내미는 것이 냉이입니다. 밭두렁이나 묵힌 땅 어디서든 자라고, 추운 겨울을 견디고도 죽지 않는 끈질긴 풀이지요. 동의보감도 냉이를 두고 들판에서 자라며 겨울을 넘기고도 죽지 않는다고 적어 두었으니, 옛사람들 역시 이 풀의 질긴 생명력을 눈여겨본 모양입니다. 호미 끝으로 살살 흙을 들춰 뿌리째 캐 올리면 알싸하면서도 구수
오크라,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여름 텃밭 한구석에 오크라 한 포기 길러 보신 적 있으신지요. 노란 무궁화를 닮은 꽃이 피고 나면, 그 자리에 별 모양 단면을 가진 풋고추 같은 꼬투리가 하늘을 향해 달립니다. 손가락만 할 때 따서 칼로 송송 썰면, 단면에서 미끈한 진액이 배어 나옵니다. 이 끈적함을 두고 좋아하는 분과 낯설어하는 분이 갈리는데, 오크라(Abelmoschus esculentus)의 성격은 바로 이 점
참외,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한여름 텃밭에 가면 넝쿨 사이로 노랗게 익은 참외가 슬며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손에 쥐면 묵직하고, 향긋한 냄새가 코끝을 스치지요. 잎 그늘 아래 숨어 있다가 어느 아침 문득 빛깔이 짙어진 참외를 발견하면, 한 철 텃밭을 돌본 보람이 손끝으로 전해집니다. 더위에 지친 오후, 시원하게 식혀 한 조각 베어 물면 입안 가득 단물이 퍼지면서 갈증이 가라앉습니다. 우리 식탁에서 여름 과일의
고수,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봄이 깊어지면 텃밭 한 귀퉁이에서 가느다란 잎을 흔드는 고수를 보게 됩니다. 잎을 살짝 손으로 비비면 코끝으로 확 올라오는 향이 있는데, 이 향 하나로 좋아하는 분과 질색하는 분이 또렷이 나뉩니다. 쌀국수 위에 한 줌 올리거나 타코, 살사에 곁들이면 음식의 결이 단숨에 달라집니다.
순무,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가을바람이 선선해질 무렵 텃밭 한구석에서 순무를 뽑아 본 적 있으신가요. 흙을 털어내면 통통한 흰 뿌리가 드러나고, 잎은 잎대로 푸르게 살아 있어 어느 한 곳 버릴 데가 없는 채소입니다. 봄에는 갓 올라온 새싹을, 여름에는 잎을, 가을에는 줄기와 뿌리를 차례로 거둘 수 있으니 텃밭 살림에 이만큼 손이 덜 가는 채소도 흔치 않습니다.
무,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가을 텃밭에서 흙을 살살 헤치면 하얗고 통통한 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윗동은 연둣빛으로 햇빛을 받고, 아랫동은 흙 속에서 단단하게 여물어 있지요. 뽑아 들면 흙냄새와 함께 알싸한 매운 기운이 코끝을 스칩니다. 어린 무에서 돋은 새싹, 무순을 솎아 먹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갓,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늦가을 텃밭에 한 자리 내어 두면 좋은 채소가 갓입니다. 서리가 두어 번 내려앉아도 푸른 잎을 지키고, 오히려 추위를 맞을수록 잎이 도톰하고 매운맛이 짙어집니다. 갓잎을 한 장 뜯어 입에 넣으면 코끝까지 톡 쏘는 기운이 올라오는데, 이 매운 기운이 옛사람들이 갓을 약으로 여긴 까닭입니다.
쪽파,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쪽파는 텃밭에서 손이 가장 덜 가는 작물 가운데 하나입니다. 한 번 심어 두면 포기가 갈라지며 자라고, 필요할 때마다 흰 밑동을 잡고 쑥 뽑아 식탁에 올립니다. 파전 반죽에 송송 썰어 넣고, 끓는 국 마지막에 한 줌 흩뿌리고, 김치 양념에 버무리는 그 흔한 채소입니다.
아욱,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봄이 깊어지면 텃밭 한 귀퉁이에 아욱이 부쩍 올라옵니다. 손바닥처럼 펼쳐진 둥근 잎이 비 한 번 지나가면 또 한 뼘 자라 있어, 솎아 주지 않으면 금세 빽빽해지는 부지런한 작물입니다. 데쳐서 한 줌 쥐어 보면 잎에 묻어나는 미끈한 점액이 느껴지는데, 바로 이 점액질이 아욱을 아욱답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들깨,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여름 텃밭을 한 바퀴 돌다 보면 밭 가장자리에 슬그머니 자리 잡은 들깨와 마주치게 됩니다. 손으로 잎을 스치기만 해도 그 특유의 향이 손끝에 배지요. 깻잎은 쌈으로 올리고, 가을에 영근 씨앗은 갈아서 국에 풀고, 짜낸 들기름은 나물 한 접시를 단번에 살려 줍니다. 한 작물에서 잎과 씨와 기름까지, 식탁의 여러 자리를 채워 주는 고마운 손님입니다.
가지,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한여름 텃밭에 나가 보면 짙은 보랏빛으로 윤이 흐르는 가지가 묵직하게 매달려 있습니다. 손바닥에 닿는 매끈한 껍질, 살짝 당기면 톡 떨어지는 그 손맛이 가지 농사의 즐거움입니다. 한 그루에 줄줄이 열려 끼니마다 식탁에 오르니, 여름내 가장 든든한 동무가 되어 주는 작물이기도 합니다.
마,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가을 무렵 텃밭 흙을 조심스레 헤집다 보면 길쭉하게 뻗은 마 뿌리를 만나실 때가 있습니다. 워낙 깊이 파고드는 작물이라 캐는 손이 제법 수고롭지만, 막상 흙을 털어내고 잘라 보면 끈적한 점액이 손끝에 묻어나지요. 끈끈함이 마를 마답게 하는 성질입니다.
더덕,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더덕은 한번 심어 두면 해마다 자리를 지키며 굵어지는 작물입니다. 봄에 돋은 덩굴이 다른 줄기를 타고 오르고, 여름이면 종 모양의 자줏빛 꽃을 매답니다. 캐 보면 흙 사이로 진한 향이 먼저 올라오지요. 손질하려고 껍질을 벗기면 끈적한 흰 즙이 손에 묻는데, 바로 이 흰 유액이 더덕을 다른 뿌리채소와 구별 짓는 표시입니다.
완두콩,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초여름 텃밭에서 완두 꼬투리를 손으로 까 보신 적 있으신가요. 손톱으로 봉합선을 살짝 누르면 톡 하고 벌어지면서 동그란 알들이 도르르 굴러 나옵니다. 갓 깐 한 알을 그대로 입에 넣으면 풋내 사이로 은근한 단맛이 돌지요. 밥솥에 한 줌 넣어 완두콩밥을 짓거나, 죽에 풀어 넣거나, 수프로 곱게 갈아 떠먹는 식탁의 풍경도 익숙하실 겁니다.
대파,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텃밭에 대파 몇 줄기는 거의 빠지지 않습니다. 한번 심어 두면 베어 먹어도 다시 올라오고, 김치찌개나 국물 요리에 한 줌 썰어 넣으면 향이 확 살아납니다. 흙만 적당하면 손이 많이 가지 않아 초보 호미님도 곧잘 거두는 작물입니다.
달래, 동의보감이 본 건강
호미님, 겨우내 비어 있던 텃밭을 살피다 보면 흙 사이로 가느다란 잎과 동그란 알뿌리가 함께 딸려 나올 때가 있습니다. 코끝에 닿는 알싸한 향이 마늘 같기도, 파 같기도 한 그것이 달래입니다. 호미 끝으로 흙을 살짝 들추면 작은 알뿌리가 줄줄이 따라 나오는 모습이 제법 정겹습니다. 손질해 둔 달래 한 줌을 간장에 무쳐 갓 지은 밥에 올리면, 봄이 식탁에 먼저 도착했다는 기분이 듭니다. 마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