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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양파와 브로콜리의 케르세틴, 폐암 연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컴퓨터 계산이 짚어낸 성분 하나, 그리고 텃밭 채소를 대하는 태도

6월에 캔 양파를 처마 밑에 매달아 둔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겉껍질이 바스락거릴 만큼 마르면 그제야 겨울까지 두고 먹을 저장 양파가 됩니다. 8월 파종을 앞두고 브로콜리 씨앗 봉지를 꺼내 두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 둘은 같은 성분을 나눠 갖고 있습니다. 케르세틴이라는 노란빛 색소 성분입니다. 사과 껍질, 블루베리, 귤 속껍질에도 들어 있습니다.

케르세틴이라는 성분

케르세틴은 식물이 자외선과 벌레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려고 만드는 물질입니다. 사람이 먹었을 때 몸속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쪽으로 작용한다는 보고가 오래 쌓여 있습니다. 양파에서는 안쪽보다 갈색 겉껍질과 그 바로 아래 한두 겹에 훨씬 많이 들어 있습니다. 우리가 다듬으면서 버리는 껍질이 가장 진한 부분입니다.

이번에 학술지에 실린 연구가 다룬 것은 케르세틴 자체가 아니라, 여기에 인산이 하나 붙은 형태였습니다. 케르세틴-3-O-인산이라고 부릅니다. 양파, 사과, 베리류, 브로콜리, 감귤류에서 확인되는 파생 물질입니다.

연구가 본 것과 보지 못한 것

폐암은 해마다 전 세계에서 200만 명 넘게 새로 진단됩니다. 흡연이 가장 큰 위험 요인이고, 대기오염 같은 환경 노출과 유전자 변이도 함께 관여합니다. 치료에서 자주 막히는 지점은 내성입니다. 표적 치료제를 쓰다 보면 암세포가 적응해 약이 듣지 않게 됩니다.

연구진은 한 번에 여러 표적을 건드리는 물질이면 내성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보고, 폐암과 관련된 단백질 일곱 가지를 골랐습니다. 그리고 이미 알려진 약물 자료를 컴퓨터로 하나씩 맞춰 봤습니다. 일곱 표적 모두에 안정적으로 붙은 물질이 케르세틴-3-O-인산이었습니다. 결합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 보려고 분자의 움직임을 길게 따라가는 계산도 돌렸습니다. 자리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여기까지는 모두 계산입니다. 세포 실험도, 동물 실험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시험도 아직 남아 있습니다. 연구진 스스로 실험을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양파를 많이 먹으면 폐암을 막는다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밭에서 식탁으로 옮길 부분

그래도 텃밭 하는 사람에게 남는 이야기는 있습니다. 케르세틴이 많은 채소는 대부분 우리가 이미 기르고 있는 것들입니다. 조리 방식만 조금 바꿔도 남는 양이 달라집니다.

  • 양파는 갈색 겉껍질만 벗기고, 그 아래 자주색이 도는 겹까지 살려서 볶아 보세요.
  • 브로콜리는 오래 삶기보다 3분 안팎 쪄서 드세요. 물에 녹아 빠져나가는 양이 줄어듭니다.
  • 사과는 껍질째 씻어 먹는 편이 낫습니다. 껍질 쪽에 더 많습니다.
  • 기름과 함께 먹으면 흡수가 잘됩니다. 볶을 때 올리브유 한 숟갈이면 충분합니다.

양파 겉껍질을 모아 두었다가 육수 낼 때 함께 끓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국물 색이 진해지고 버리는 양이 줄어듭니다.

연구는 아직 계산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오늘 할 일은 하나입니다. 저녁 반찬에 양파 한 개, 겉껍질 바로 아래 겹까지 살려서 볶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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