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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 도감

9월 흙에 넣는 수영, 신맛 나는 잎을 거두는 순서

서늘한 기온에서 잎이 여무는 여러해살이 들나물 — 심고, 돌보고, 먹는 데까지

9월 들어 아침 기온이 내려가면 텃밭 한쪽이 비어 갑니다. 여름 내내 자리를 지키던 잎채소가 꽃대를 올리고 물러난 자리입니다. 그 빈 흙에 지금 넣어 두면 좋은 씨가 수영입니다. 들과 논둑에서 흔하게 자라는 마디풀과 여러해살이풀이고, 종묘상에서는 소렐(sorrel)이라는 이름으로 씨앗을 팝니다. 들풀로만 알고 지나치는 사람이 많습니다.

씨는 서늘해질 때 뿌립니다

수영은 서늘한 기후에서 잎이 잘 여뭅니다. 생육 적온이 15~22℃이고, 3~28℃ 사이면 자랍니다. 파종 때는 3~4월과 9월이니, 달력보다 기온을 보고 잡으면 어긋나지 않습니다. 씨앗이 작아 깊이 묻으면 올라오지 못하므로, 흙을 곱게 고른 뒤 얕게 놓고 살짝만 덮어 주세요. 싹이 촘촘히 올라오면 20cm 남짓 간격으로 솎습니다. 화분에서도 잘 자랍니다. 다만 뿌리가 굵게 내려가므로 깊이가 넉넉한 화분을 고릅니다.

  • 씨 뿌리기 — 3~4월, 9월
  • 잎 거두기 — 4~6월, 9~10월
  • 생육 적온 15~22℃, 자라는 범위 3~28℃

돌보기와 겨울나기

자리를 잡은 뒤에는 손이 많이 가지 않습니다. 흙이 바짝 마르지 않게 물을 주고, 겉잎이 손바닥만 해지면 그때부터 뜯어 씁니다. 신경 쓸 때는 기온이 오르는 무렵입니다. 25℃를 넘으면 꽃대가 올라오고 잎이 억세져 신맛만 남습니다. 꽃대는 보이는 대로 밑동에서 잘라 주세요. 가을에 뿌린 포기는 굵은 뿌리로 겨울을 납니다. 추위에 강해 잎이 시들어도 뿌리가 살아 있고, 이듬해 봄에 다시 잎을 냅니다. 여러해살이라 한 번 자리를 잡으면 몇 해를 거둡니다.

언제 뜯어야 신맛이 맑을까요

잎을 거두는 때는 4~6월과 9~10월입니다. 어릴수록 신맛이 맑고 잎이 부드럽습니다. 밑동을 남기고 바깥쪽 잎만 뜯으면 가운데에서 새 잎이 계속 올라옵니다. 들에서 캘 때는 같은 속의 소리쟁이와 헷갈리기 쉽습니다. 수영은 잎 밑동이 두 갈래로 뾰족하게 갈라져 뒤로 뻗고, 한 장 씹어 보면 바로 신맛이 납니다.

신맛을 살려 먹기

신맛은 잎에 든 옥살산에서 옵니다. 마디풀과 식물에 흔한 유기산이고, 물에 녹아 데치는 동안 일부가 빠져나갑니다. 나물로 무칠 때 데친 물은 버립니다. 칼슘과 결합하는 성질이 있어 한자리에서 많이 먹지는 않습니다. 잎에는 비타민 C도 들어 있고, 붉은 잎맥을 내는 색소와 초록 잎의 엽록소·카로티노이드가 함께 있습니다.

날로 쓰기 좋은 자리도 있습니다. 기름진 생선구이에 잎 몇 장을 굵게 다져 올리브유에 섞어 얹으면 레몬 없이 신맛이 섭니다. 상추나 루꼴라 사이에 몇 장 섞으면 드레싱을 줄여도 맛이 섭니다. 잎이 얇아 금세 숨이 죽으니 상에 낼 때 섞어 주세요. 프랑스·러시아·우크라이나에서 많이 기르고, 감자와 함께 끓여 수프로 내고 달걀을 풀어 마무리하기도 합니다. 열을 받으면 초록이 갈색으로 바뀌므로 잎은 불을 끄기 직전에 넣습니다.

옛 기록에 남은 이름

《동의보감》 草部에는 산모(酸摸)로 실려 있고 우리말 이름을 '승아'로 적었습니다. 성질이 서늘하고 맛이 시며 독이 없다고 했고, 양제와 닮았으나 잎이 가늘고 맛이 시어 먹을 만하다고 생김새를 남겼습니다. 순을 꺾어 날로 먹거나 즙을 내어 마셨다는 대목도 보입니다. 옛 의서의 기록이라 오늘날의 판단과는 다릅니다.

텃밭에 한 뼘이라도 빈 흙이 있다면 오늘 수영 씨를 얕게 뿌려 두세요. 이달에 넣은 씨는 가을 안에 잎을 내고, 뿌리는 그대로 겨울을 나 봄에 다시 올라옵니다.

출처: 《동의보감》 草部 酸摸 · 국가표준식물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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