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this page in English →

Photo by Mark Stebnicki on Pexels

건강

같은 텃밭에 배추만 심어도 될까요

연작과 돌려짓기가 뿌리 둘레 흙 미생물에 남기는 차이

작년에 배추가 잘 자랐던 그 자리, 올해도 같은 곳에 모종을 앉히고 싶어지죠. 손에 익은 이랑에 익숙한 작물이라 마음이 놓입니다. 그런데 해가 갈수록 같은 배추인데 속이 덜 차고 병든 잎이 늘어난다면, 흙 속 미생물에 변화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배추만 이어 심은 흙에서 생긴 변화

강원도 고랭지는 배추 산지로 이름났지만 쓸 수 있는 밭이 좁습니다. 경사진 데다 돌이 많고 흙도 얕아, 같은 자리에 배추를 거듭 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연구진이 이런 밭에서 배추를 아홉에서 열 번까지 이어 심으며, 뿌리 둘레 흙인 근권의 미생물을 조사했습니다.

배추를 이어 심을수록 흙 속 미생물의 종류가 줄었습니다. 특히 배추만 계속 심은 밭에서 그 감소가 가장 빨랐습니다. 미생물 구성이 해마다 한쪽으로 치우쳐 갔고, 이런 치우침은 콩이나 감자와 번갈아 심은 밭보다 배추만 심은 밭에서 더 뚜렷했습니다.

콩·감자와 번갈아 심으면 달라집니다

연구진은 세 가지 방식을 견주었습니다. 배추만 이어 심기, 콩과 번갈아 심기, 감자와 번갈아 심기입니다. 무엇을 심었느냐가 미생물 구성을 가장 크게 갈랐습니다. 흙 온도나 물 빠짐 같은 다른 조건보다 작물 순서가 먼저였습니다.

배추만 이어 심은 흙에서는 알터나리아라는 곰팡이가 늘었습니다. 배추 잎에 마름병을 일으키는 무리입니다. 반대로 흙을 건강하게 돕는 세균은 줄었습니다. 콩이나 감자와 번갈아 심은 흙에서는 이런 치우침이 덜해, 미생물이 좀 더 고르게 남았습니다.

좁은 텃밭에서 오늘 해 볼 것

같은 작물을 같은 자리에 반복하지 않는 것이 먼저입니다. 올해 배추를 거둔 자리에는 이듬해 콩이나 감자를 심어 보세요. 콩은 뿌리혹박테리아로 흙에 질소를 보태고, 뿌리 생김이 다른 작물이 들어오면 흙 속 미생물 구성도 바뀝니다.

  • 배추, 콩, 감자처럼 이랑마다 작물 순서를 바꿔 보세요.
  • 밭이 좁다면 한 이랑을 몇 구획으로 나눠 해마다 자리를 옮겨 심어 보세요.
  • 낙엽이나 완숙 퇴비로 유기물을 넣어 미생물이 살 자리를 넓혀 주세요.

배추를 잘 기르는 일은 심기 전 흙부터 돌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올해는 배추 자리 한 칸을 콩이나 감자에게 내어주는 것부터 해 보세요.

참고 ·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실린 고랭지 배추 연작·돌려짓기와 근권 미생물 연구

이 글 공유하기
0% 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