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this page in English →

Photo by 光曦 刘 on Pexels

작물 도감

복숭아나무 기르기와 복숭아씨 거두기, 알맹이는 깨지 않습니다

북반구 3월·11월 묘목 심기부터 7~9월 수확까지, 아미그달린이 든 씨를 먹지 않는 이유와 함께

9월에 늦복숭아를 따 먹고 나면 접시에 주름진 씨가 몇 개씩 남습니다. 단단한 껍데기를 깨면 갈색 속껍질에 싸인 납작한 알맹이가 나옵니다. 한방에서는 이 알맹이를 도인(桃仁)이라 부르며 약재로 따로 썼습니다. 다만 현대 성분 분석에서 이 알맹이에 청산배당체인 아미그달린이 들어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래서 음식으로 먹어서는 안 됩니다.

복숭아를 거두려면 먼저 나무를 길러야 합니다. 겨울 추위와 여름 습기를 함께 살펴야 해서 기르기 난이도는 높은 편입니다.

묘목으로 심기

복숭아는 보통 씨를 뿌리지 않고 묘목을 심어 기릅니다. 북반구 기준 3월이나 11월, 잎이 없는 시기에 옮겨 심습니다. 원산지는 중국이고, 스페인·이탈리아·튀르키예·그리스·미국에서 많이 기릅니다. 사는 곳의 기후가 이 나라들의 산지와 비슷한지 견주어 보면 심을 만한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복숭아나무는 잎이 지는 과수여서 겨울에 일정 시간 이상 추위를 겪어야 이듬해 꽃눈이 제대로 틉니다. 그래서 겨울이 없는 열대에서는 열매를 맺기 어렵습니다. 10~32℃에서 자라고, 가장 잘 자라는 온도는 20~25℃입니다. 여름 장마와 습기에 약하므로 비가 적고 물이 잘 빠지는 비탈진 땅이 알맞습니다. 심을 자리를 고를 때는 비 온 다음 날 물이 고이는지 먼저 확인해 보세요.

서리와 습기 살피기

꽃이 필 무렵 늦서리를 맞으면 그해 열매가 줄어듭니다. 봄에 꽃봉오리가 부풀기 시작하면 밤 기온 예보를 챙겨 보세요. 서리 예보가 있는 밤에 어린나무를 부직포로 덮어 두면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여름에 흙이 오래 젖어 있으면 나무가 약해지기 쉽습니다. 비가 며칠씩 이어질 때는 나무 둘레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배수로를 파 두세요.

열매 거두고 씨는 버리기

복숭아는 북반구 기준 7~9월에 거둡니다. 9월인 지금은 늦게 익는 품종을 땁니다. 먹는 부분은 과육입니다. 잘 익은 복숭아를 썰어 플레인 요구르트에 얹으면 산미와 단맛이 어울립니다. 무화과와 마찬가지로 복숭아 과육도 짭짤한 생햄이나 숙성 치즈와 잘 맞습니다.

과육을 먹고 난 씨는 껍데기를 깨지 말고 그대로 버리세요. 아이가 주워 깨물지 않도록 식탁에 오래 두지 마세요. 알맹이에는 아미그달린과 함께 이를 분해하는 효소인 에멀신이 들어 있습니다. 씨를 부수거나 씹으면 에멀신이 아미그달린을 분해해 사이안화수소가 생길 수 있습니다. 몸 안에서 아미그달린이 분해될 때도 사이안화물이 생깁니다. 여러 식품안전 기관이 씨를 부수어 먹으면 사이안화물에 노출될 수 있다고 알려 왔습니다.

씨 알맹이를 부수거나 씹어 먹었다면 증상을 기다리지 말고 곧바로 응급 의료기관이나 중독 상담 기관에 연락하세요.

옛 기록과 지금의 판단

《동의보감》은 과부(果部)에 이 씨를 도핵인(桃核仁)으로 실었습니다. 음력 7월에 씨를 거두어 깨서 알맹이를 그늘에 말리고, 끓는 물에 담가 껍질과 끝을 벗긴 뒤 곱게 갈아 쓰라고 적었습니다. 한 껍데기 안에 알맹이가 둘 든 쌍인(雙仁)은 골라 버리라고 했습니다. 살구씨를 다룬 같은 책 행핵인(杏核仁) 조에는 쌍인이 사람을 죽인다는 경고도 남아 있습니다.

원문은 도인을 두고 독이 없다(無毒)고 적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옛 의서의 기록입니다. 아미그달린이 확인된 지금은 씨 알맹이를 생으로 먹지 말고, 옛 손질법을 집에서 따라 하지도 마세요.

출처: 《동의보감》 과부 도핵인 조,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아미그달린 안내

오늘 복숭아를 드셨다면 씨는 깨지 말고 버리세요. 묘목을 들일 계획이라면 겨울 추위가 드는 곳인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이 글 공유하기
0% 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