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신맛 강한 능금, 설탕·기름진 고기·계피와 짝지어 먹기
북반구에서 9월에 접어들면 마당 가장자리 능금나무에 붉은 열매가 달립니다. 지름은 3~5 cm로 사과보다 훨씬 작습니다. 하나를 따서 베어 물면 단맛보다 신맛과 떫은맛이 더 강합니다. 그래서 능금은 생으로 몇 알 집어 먹을 때보다 설탕·고기·향신료와 함께 조리할 때 쓸 곳이 많습니다.
편두 한 그릇에 무엇을 놓을까요
9월 시렁 위로 자주색 꽃이 몰려 핍니다. 해가 짧아져야 꽃이 붙는 단일성 콩이라, 여름 내내 잎만 뻗어 나가던 덩굴입니다. 이맘때부터 납작한 꼬투리가 달립니다. 손에 올려 보면 어떤 것은 아직 말랑하고 어떤 것은 씨 자리가 울퉁불퉁 잡힙니다. 이 차이에 따라 오늘 저녁에 다룰 방법이 달라집니다.
붉은 구기자와 잘 맞는 것 — 대추·생강, 그리고 기름
늘어진 가지마다 붉은 열매가 달리는 8월입니다. 구기자는 가짓과 낙엽 관목이라 한번 자리를 잡으면 해마다 열매를 맺습니다. 마당이 없어도 지름 30cm 이상인 화분이면 기를 수 있습니다. 8월부터 10월까지 익는 대로 조금씩 땁니다. 갓 딴 열매를 그대로 씹으면 옅은 단맛에 쓴맛이 섞여 밋밋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요?
유채, 알싸한 끝맛을 무엇으로 받쳐 줄까요
9월에 줄뿌림한 유채는 잎을 몇 장 붙인 채로 겨울을 납니다. 눈에 덮이면 영하 15℃ 안팎까지 견디고, 해가 길어지는 북반구 3~4월에 다시 자라 연한 잎과 꽃대를 올립니다. 그 잎을 한 줌 잘라 부엌으로 들고 들어오면 다음 질문이 남습니다. 무엇과 함께 먹을까요.
쑥과 잘 맞는 짝 — 쌀가루·된장·콩가루
9월 텃밭 가장자리, 여름내 자란 쑥대를 베어 내면 밑동에서 잎이 다시 납니다. 쑥은 한 번 자리를 잡으면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어 해마다 같은 자리에서 올라오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북반구 기준 9월은 모종을 심기 좋은 때입니다. 땅속 뿌리줄기는 영하 25℃ 안팎까지 겨울을 견딥니다. 올가을 한 포기를 심어 두면 이듬해 4월에서 6월 사이에 어린잎을 뜯습니다. 다만 갓 뜯은 쑥은 향이 짙은 만
맥문동 달일 때 곁에 두는 것들
9월 나무 밑을 보면 늦여름 내내 곧게 서 있던 보랏빛 꽃대가 시들고 좁고 긴 잎만 남습니다. 맥문동은 이 잎을 겨울에도 그대로 달고 넘기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지금은 포기를 나눠 심는 시기입니다. 북반구에서는 3~4월과 9~10월에 나눠 심고, 땅속 덩이뿌리는 10~11월에 캡니다. 올해 나눠 심은 포기에서 뿌리를 얻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니, 부엌에서는 말려 둔 덩이뿌리부터 다뤄 보세요.
한련초, 대추 두 개와 함께 달입니다
8월 텃밭에서 물기가 가장 오래 남는 자리, 도랑가나 물꼬 옆을 들여다보면 낮게 퍼진 풀에 작고 흰 꽃이 잎겨드랑이마다 하나씩 붙어 있습니다. 줄기를 하나 꺾어 즙을 손등에 묻혀 보면 이내 검게 변합니다. 한련초입니다. 북반구에서는 7월에서 9월이 거두는 때라, 8월이 한창입니다.
흰겨자 씨로 갠 노란 소스, 어디에 곁들일까요
8월 텃밭에 빈 곳이 생기면 흰겨자를 뿌릴 자리로 씁니다. 북반구 기준으로 3~4월과 8~9월이 파종 시기이고, 지금 뿌린 씨는 10~11월에 거둡니다.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십자화과 한해살이풀입니다. 생육 적온은 15~22℃이고, 5~30℃ 사이에서 자랍니다. 더위에는 약하니 가장 더운 시기가 지난 뒤에 뿌려 보세요. 캐나다가 주산지이고 러시아·우크라이나·미국에서도 많이 기릅니다.
땀 흘린 여름날, 시원하게 들이켜는 오이냉국 한 그릇
한낮 베란다 텃밭의 오이 넝쿨에 손가락 길이의 열매가 매달리기 시작하면, 식탁에도 시원한 국물이 그리워집니다. 6월부터 8월까지가 오이를 따 먹기 좋은 때입니다. 갓 딴 오이는 아삭함이 살아 있어, 끓이지 않고 차게 말아내는 오이냉국에 가장 잘 어울립니다. 불을 쓰지 않으니 더운 날 부엌에 오래 서 있을 일도 없습니다.
못난이 오이로 담그는 즉석 오이지
여름 텃밭에서 오이는 한꺼번에 달립니다. 6월부터 8월까지 거두는 동안, 휘어지거나 굵기가 들쭉날쭉한 못난이 오이가 꼭 섞입니다. 모양만 어긋났을 뿐 속은 멀쩡하니, 무침으로 다 먹기 벅찰 때는 즉석 오이지로 담가 보세요. 하루면 익습니다. 소금물 비율과 끓여 붓는 온도만 맞추면 됩니다.
갓 딴 바질로 만드는 5분 페스토
여름이 깊어지면 베란다 화분의 바질이 손을 댈 새도 없이 무성해집니다. 잎이 억세지기 전에 윗순부터 따 두는 편이 좋은데, 막상 한 움큼 따고 나면 어떻게 다 먹을지 고민이 됩니다. 이럴 때 믹서 하나로 5분이면 끝나는 페스토가 가장 손쉬운 답입니다. 갓 딴 잎은 향을 내는 정유 성분이 가장 진해서, 시판 제품과는 향의 결이 다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