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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 도감

옥상 난간에 포도 덩굴 올리기

묘목 심기부터 8~9월 수확까지, 볕과 비가 정하는 단맛

8월 덩굴 아래에 서면 송이가 눈높이보다 조금 낮은 자리에 달려 있습니다. 알이 굵어지고 색이 오르는 때라 하루가 다르게 모습이 바뀝니다. 포도는 덩굴로 자라는 과일이어서 위로 뻗을 자리만 마련하면 옥상이나 베란다 난간에서도 기를 수 있습니다. 밭이 없어도 손대 볼 만한 과수입니다.

묘목으로 시작하는 자리

포도는 씨앗을 뿌리지 않고 묘목을 심어 시작합니다. 북반구 기준으로 3~4월, 또는 잎을 떨군 뒤인 11월이 심는 때입니다. 가장 잘 자라는 기온은 20~30℃이고, 10~35℃ 사이에서도 자랍니다. 겨울에 잎을 떨구고 쉬는 덩굴이라 사철이 뚜렷한 곳에서 잘 여뭅니다. 유럽종 겨울눈은 영하 15℃ 안팎까지 견디고, 미국종은 그보다 낮은 기온에서도 살아남습니다. 심을 자리를 고를 때는 하루 볕이 가장 오래 드는 쪽을 먼저 잡아 보세요.

중국·이탈리아·프랑스·스페인에서 많이 기르고 미국과 튀르키예도 생산량이 많습니다. 한국에서는 김천·영천·영동에 밭이 몰려 있습니다. 오랫동안 캠벨얼리가 주력이었고, 최근에는 샤인머스캣이 늘었습니다.

덩굴을 올리고 돌보기

덩굴손이 감을 지지대가 먼저 필요합니다. 난간 철망이나 굵은 철사 두세 줄이면 됩니다. 다만 한 해 자라는 길이가 길어 여름이면 새 가지가 서로 엉킵니다. 굵은 가지 두세 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솎아 보세요. 잎이 겹치지 않아야 송이마다 볕이 듭니다.

익는 철의 날씨가 단맛을 정합니다. 볕이 많고 비가 적어야 당이 오르며, 비가 잦으면 알이 터지고 병이 늡니다. 그래서 처마 밑처럼 비를 덜 맞는 자리가 낫고, 송이 위에 비 가림을 씌우는 방법도 씁니다.

내년 송이 수는 올여름에 정해집니다. 꽃눈은 해 길이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지난해 여름에 받은 볕과 겨울의 저온, 봄 기온이 함께 정합니다. 올여름 잎을 그늘에 두지 않는 손질이 내년 봄으로 이어집니다.

거두는 때

수확은 북반구 기준 8~9월입니다. 색이 고루 오른 송이부터 차례로 자루째 가위로 자릅니다. 비가 온 직후에는 알이 터지기 쉬우니 하루 이틀 갠 날을 기다렸다 따 보세요. 딴 송이는 씻지 않은 채로 두었다가 먹기 직전에 씻는 편이 낫습니다.

껍질과 씨, 그리고 먹는 양

포도의 단맛은 포도당과 과당이 냅니다. 신맛의 바탕은 타르타르산이며 와인의 산도도 이 성분이 만듭니다. 색이 짙은 껍질에는 안토시아닌이 들어 있고 청포도에는 거의 없습니다. 레스베라트롤은 과육에 거의 없습니다.

껍질과 씨에 든 폴리페놀을 두고 항산화 실험이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다만 사람에게서 확인된 바는 아직 적고, 과일로 먹는 양은 실험에 쓰는 추출물의 양과 크게 다릅니다. 몸에 좋다는 기대보다 먹는 즐거움을 앞에 두는 편이 낫습니다.

《동의보감》 果部는 포도를 蒲萄로 적고, 자주색인 것을 마유(馬乳), 흰 것을 수정(水晶)이라 했습니다. 즙을 내어 빚은 술을 포도주라 했고, 산에 나는 작은 것은 영욱(蘡薁)이라 따로 불렀습니다. 한자리에서 많이 먹으면 눈이 흐려진다는 단서도 달아 두었습니다. 옛 의서의 기록이며 현대 의학의 판단과는 다릅니다.

먹는 방법은 이렇게 챙겨 보세요.

  • 껍질째 먹는 청포도는 치즈와 함께 냅니다. 냉장고에서 꺼내 20분쯤 두면 향이 더 납니다.
  • 씻어 물기를 뺀 알을 얼려 두면 천천히 먹게 되어 한 번에 먹는 양이 줄어듭니다. 껍질째 얼리면 나중에 껍질이 잘 벗겨집니다.
  • 닭이나 오리를 구울 때 반으로 자른 알을 마지막 10분에 넣으면 즙이 소스가 됩니다. 설탕을 넣지 않아도 단맛이 납니다.

오늘은 덩굴 아래에 서서 잎이 겹친 자리부터 몇 장 걷어내 보세요. 이번 주 송이에 볕이 더 듭니다. 내년 봄에 틀 꽃눈도 올여름 볕이 정합니다.

출처: 《동의보감》 果部 蒲萄, 농촌진흥청 농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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