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베란다 화분의 상추 잎을 뒤집어 보면, 새로 돋은 연한 잎 뒷면과 줄기 사이에 작은 진딧물이 붙어 있는 때가 있습니다. 상추는 거의 실패 없이 키우는 도시농부의 첫 작물이지만, 기온이 오르고 새 잎이 빠르게 올라오는 6월부터는 이 진딧물이 늘기 쉽습니다. 쌈으로 바로 따 먹는 잎채소라 농약을 쓰기는 꺼려집니다. 농약 없이 진딧물을 줄이는 방법을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진딧물이 왜 늘어날까
진딧물은 식물의 즙을 빨아 먹으면서 잎을 노랗게 만들고 생장을 늦춥니다. 특히 질소 비료를 많이 줘 잎이 연하고 무를 때, 통풍이 안 되는 빽빽한 화분에서 빠르게 늘어납니다. 상추는 3·4월과 9월에 씨를 뿌려 5·6월과 10·11월에 거두는 작물인데, 첫 수확이 시작되는 초여름은 새 잎이 계속 올라오는 시기라 진딧물이 가장 좋아하는 먹이가 많아집니다.
그래서 발견 즉시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잎 뒷면과 새순을 일주일에 두세 번 살펴보고, 몇 마리 안 될 때는 물줄기로 씻어 내리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줄어듭니다. 수가 늘어 끈끈한 분비물이 잎에 끼기 시작하면, 다음의 난황유를 씁니다.
난황유, 한 숟갈의 원리
난황유는 식용유를 달걀노른자로 물에 풀어 만든 친환경 방제 자료입니다. 노른자의 레시틴이 기름과 물을 섞이게 하는 유화제 역할을 해서, 기름방울이 물에 고르게 퍼집니다. 이렇게 퍼진 기름이 진딧물과 응애의 몸을 얇게 덮어 숨구멍을 막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화학 성분으로 벌레를 죽이는 농약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호흡을 막는 원리라, 따 먹는 쌈채소에 쓰기에 부담이 적습니다.
만드는 비율은 간단합니다. 물 1리터에 식용유 10밀리리터(약 두 숟갈)와 달걀노른자 4분의 1개를 넣고, 믹서로 충분히 갈아 노른자가 완전히 풀리게 합니다. 예방으로 칠 때는 물 2리터에 같은 양을 풀어 더 묽게 써도 됩니다. 만든 난황유는 그날 다 쓰는 것이 좋습니다.
뿌리는 법과 시간대
난황유는 기름막으로 진딧물을 덮어야 효과가 나므로, 벌레가 붙어 있는 잎 뒷면까지 꼼꼼히 적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분무기로 잎 앞뒤를 고르게 적셔 주세요.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알에서 새로 깨어나는 진딧물까지 잡으려면 5~7일 간격으로 두세 번 반복해 뿌리는 것이 좋습니다.
뿌리는 시간대를 챙기면 효과가 달라집니다. 기름이 묻은 잎에 한낮의 강한 햇빛이 닿으면 잎이 데어 누렇게 마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해가 약한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무렵, 흐린 날에 뿌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비가 오면 기름막이 씻겨 나가므로, 비 예보가 없는 날을 골라 주세요. 뿌린 뒤 며칠 지나 잎 표면에 기름기가 남으면, 따 먹기 전에 흐르는 물에 잘 씻으면 됩니다.
농약 없이 키운 상추, 이렇게 즐깁니다
이렇게 길러 따 낸 상추는 안심하고 쌈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줄기 유액의 락투신이 가벼운 진정 효과를 줘 예부터 잠 오는 채소로 알려졌고, 엽산은 100그램에 49마이크로그램 들어 있어 세포 생성에 보탬이 됩니다. 잎 색소인 안토시아닌과 베타카로틴은 항산화에 도움을 줍니다.
먹는 자리도 정해져 있습니다. 삼겹살이나 소고기를 상추쌈으로 싸 먹으면, 고기의 지방과 단백질에 상추의 식이섬유와 수분이 더해져 무거운 식사를 가볍게 마무리합니다. 마늘·고추·된장으로 만든 쌈장을 곁들이면 부드러운 잎과 균형이 잡힙니다. 늦은 저녁 식사 끝에 상추를 챙겨 먹으면 락투신의 진정 작용이 잠자리를 돕는다고 전해집니다. 오늘 상추 잎 뒷면부터 한 번 뒤집어 살펴보세요.
자료 근거: 농촌진흥청 농사로·농식품정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