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여름 텃밭 첫 물주기, 횟수보다 시간입니다

아침과 저녁, 어느 쪽이 호미님 텃밭에 더 도움이 될까요

요즘 텃밭에 나가면 흙이 부쩍 메마릅니다. 봄볕과 다르게 6월 햇살은 길고 무겁죠. 그래서 자꾸 물조리개에 손이 가는데요, 물주기는 횟수보다 시간이 먼저입니다. 같은 한 컵의 물도 언제 주느냐에 따라 흙에 남는 양이 다르거든요.

한낮 물주기, 흙을 더 마르게 만드는 이유

한낮 12시쯤 물을 주면 흙 표면이 닿는 순간부터 증발이 시작됩니다. 실제로 잎이 그늘을 만들지 못한 빈 자리는 흙 위로 떨어진 물의 절반 가까이가 1~2시간 안에 날아간다고 해요. 게다가 뜨거운 잎에 차가운 물이 닿으면 잎 표면이 잠시 식었다가 다시 달궈지면서 잎 가장자리가 누렇게 마르는 잎끝마름도 잘 생깁니다.

아침이 좋을까, 저녁이 좋을까

일반적으로는 이른 아침이 가장 좋습니다. 6~8시 사이에 한 번 충분히 주면 흙이 하루 동안 천천히 마르면서 뿌리가 깊이 내려가요. 다만 한여름 폭염이 이어진다면 저녁 6~7시에 한 번 더 가볍게 주셔도 됩니다. 저녁 늦게 잎이 젖은 채로 밤을 보내면 곰팡이가 잘 생기니, 잎보다는 뿌리 둘레의 흙을 적셔주시는 게 좋아요.

흙의 색이 알려주는 신호

물을 줘야 할지 망설여질 때는 손가락을 흙 속에 2~3cm 넣어보세요. 색이 진하고 서늘하면 아직 충분하고, 가루처럼 부서지며 따뜻하면 한 번 적셔주실 때입니다. 흙 도감에서 본 사질토는 마르는 속도가 빨라 자주 적셔야 하고, 점토질 흙은 한 번에 충분히 주는 편이 더 도움이 돼요.

호미님의 첫 한 주 — 시간을 정해두기

여름 첫 한 주는 시간을 정해두는 것만으로도 텃밭이 달라집니다. 평일은 출근 전 7시쯤, 주말은 일어나서 가장 먼저 텃밭으로 가는 식으로요. 매일 같은 시간에 가면 흙의 변화를 몸이 먼저 알아챕니다. 물 양보다 시간이 일정한 텃밭이 더 잘 큽니다.

한 가지 더 — 멀칭은 천 원의 보험

볏짚이나 마른 풀, 신문지를 흙 위에 얇게 덮어주면 수분이 두 배쯤 오래 갑니다. 호미클럽 흙 도감에서도 멀칭은 가장 손쉬운 여름 준비물로 꼽혀요. 한 번 깔아두면 물주기 부담이 확 줄어드니, 이번 주말에 텃밭 한 켠에 시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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