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들어서면 시장 채소 가게 앞에 초록색 매실이 상자째 쌓입니다. 단단하고 향이 진한 풋매실이 나오는 시기는 길지 않습니다. 대체로 6월 초순부터 하순까지, 한 달 남짓 동안만 좋은 매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다음 해까지 기다려야 하므로, 6월은 매실청을 담그기 위해 따로 일정을 비워 두는 달이기도 합니다.
언제, 어떤 매실을 고를까요
매실은 익는 정도에 따라 쓰임이 갈립니다. 매실청에는 아직 노랗게 익지 않은 청매실이 알맞습니다. 껍질이 진한 초록색이고 만졌을 때 단단한 것이 좋습니다. 노랗게 익기 시작한 황매실은 향은 좋지만 살이 물러 청을 담그면 과육이 쉽게 풀어집니다. 살구처럼 무른 것, 껍질에 상처가 나거나 검은 점이 번진 것은 골라내는 편이 좋습니다.
크기는 알이 굵고 고를수록 손질이 수월합니다. 매실청 한 통을 담그려면 보통 매실과 설탕을 1대 1 무게로 맞춥니다. 매실 1kg에 설탕 1kg을 기준으로 잡으면 됩니다. 설탕이 적으면 발효가 지나쳐 시어지거나 곰팡이가 생기기 쉬우므로, 처음 담글 때는 이 비율을 지키는 편이 안전합니다.
손질과 담그기
매실을 흐르는 물에 여러 번 헹군 뒤, 큰 그릇에 물을 받아 한두 시간 담가 둡니다. 이렇게 하면 떫은맛이 빠지고 표면의 이물질도 정리됩니다. 건진 매실은 물기를 완전히 말려야 합니다. 마른행주로 한 알씩 닦거나 채반에 펼쳐 그늘에서 말립니다. 물기가 남으면 보관 중에 곰팡이가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이 됩니다.
다음으로 매실 꼭지에 박힌 작은 꼭지심을 이쑤시개로 떼어 냅니다. 이 부분을 그대로 두면 쓴맛이 우러나기 쉽습니다. 손질이 끝나면 소독해 말린 유리병이나 항아리에 매실과 설탕을 켜켜이 담습니다. 맨 아래에 설탕을 깔고 매실을 올리는 일을 반복하며, 가장 윗면은 매실이 보이지 않도록 설탕으로 두껍게 덮어 줍니다. 윗면을 설탕으로 막아 두면 공기와 닿는 매실이 줄어 변질을 늦출 수 있습니다.
두고 거르기
담근 병은 직사광선이 없는 서늘한 곳에 둡니다. 처음 며칠은 하루 한 번 병을 흔들거나 위아래를 섞어 설탕이 고루 녹게 해 주세요. 설탕이 바닥에 가라앉아 굳으면 그 부분만 발효가 늦어지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매실에서 즙이 빠져나와 설탕과 섞이고, 매실은 쪼그라들며 떠오릅니다.
대체로 담근 지 100일 안팎이 지나면 매실을 건져 냅니다. 너무 오래 두면 씨에서 쓴맛이 배어 나올 수 있으므로, 건진 청은 따로 걸러 보관합니다. 건진 청은 다시 한번 거른 뒤 깨끗한 병에 옮겨 냉장 보관하면 오래 두고 쓸 수 있습니다.
담근 청 즐기기
완성한 매실청은 찬물이나 탄산수에 두세 큰술 타면 여름 음료가 됩니다. 더운 날 입맛이 없을 때 한 잔 마시기 좋습니다. 요리에도 두루 쓰입니다. 무침이나 장아찌에 설탕 대신 넣으면 단맛과 함께 산뜻한 향이 더해지고, 고기 재울 때 한 숟갈 넣으면 잡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나물을 무칠 때 식초와 함께 조금 넣어도 맛이 산뜻해집니다.
건져 낸 매실 과육도 버리지 않습니다. 씨를 발라내고 잘게 다져 고추장이나 장아찌에 섞으면 또 다른 밑반찬이 됩니다.
오늘 시장에 들러 단단한 청매실 1kg과 설탕 1kg을 준비해, 물기만 잘 말려 첫 병을 담가 보세요. 100일 뒤 한여름에 직접 거른 매실청 한 잔을 마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