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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탄저병, 비 오기 전에 봐야 할 잎 뒷면

6월로 접어들면 고추밭에 비 소식이 잦아집니다. 5월에 모종으로 옮겨 심은 고추가 한창 키를 키우고 첫 열매를 매달기 시작할 무렵, 장마 전선이 올라옵니다. 이 시기에 잎 뒷면을 들여다보는 일이 한 해 농사를 가릅니다. 탄저병은 비가 길게 이어진 뒤에 갑자기 번지는 병이 아니라, 비가 오기 전부터 잎과 열매에 자리를 잡고 기다리는 병이기 때문입니다.

비 오기 전에 잎 뒷면을 봅니다

탄저병균은 물기를 타고 퍼집니다. 빗방울이 흙에 떨어질 때 튀어 오른 흙탕물이 아래쪽 잎과 열매에 묻고, 거기서 병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비가 길게 오기 전, 맑은 날에 포기 아래쪽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 잎 뒷면에 검거나 갈색을 띤 작은 반점이 생겼는지 확인합니다.
  • 열매 표면에 움푹 들어간 둥근 무늬가 보이는지 봅니다. 가운데가 짓무르며 동심원처럼 번지면 탄저병일 가능성이 큽니다.
  • 땅에 닿을 듯 처진 아래쪽 잎과 흙이 튄 자국이 있는 잎을 먼저 봅니다.

한두 잎에서 멈춰 있을 때 손을 쓰면 밭 전체를 지킬 수 있습니다. 비가 며칠 이어진 뒤에는 이미 포자가 사방으로 옮겨 간 다음이라 솎아 내는 일만으로는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솎아 낼 잎을 고르는 기준

병든 잎과 열매는 보이는 즉시 따 냅니다. 다만 무작정 많이 떼어 내면 포기가 약해지니, 다음 순서로 고릅니다.

  • 반점이 번진 잎과 무른 열매는 가장 먼저 제거합니다. 한 열매에서 시작한 병이 옆 열매로 옮겨 가는 속도가 빠릅니다.
  • 아래쪽에서 흙에 닿고 통풍이 막힌 잎을 정리해 포기 안쪽으로 바람이 지나가게 합니다.
  • 겹쳐서 그늘을 만드는 곁가지 잎을 솎아 잎과 열매가 빨리 마르도록 합니다.

딴 잎과 열매는 밭에 그대로 두지 않습니다. 떨어진 자리에서 다시 포자가 퍼지므로, 비닐봉지에 담아 밭 밖으로 가지고 나갑니다. 작업한 가위와 손은 다음 포기로 옮기기 전에 닦아 줍니다.

물기와 흙 튐을 줄입니다

탄저병은 잎과 열매가 오래 젖어 있을수록 심해집니다. 그래서 돌보는 방향은 한 가지로 모입니다. 빨리 마르게 하고, 흙이 튀지 않게 합니다.

  • 물은 아침에 포기 밑동으로만 줍니다. 위에서 잎을 적시면 잎이 마를 시간이 줄어듭니다.
  • 포기 사이를 충분히 띄워 바람길을 냅니다. 빽빽하면 비 온 뒤에도 잎이 종일 젖어 있습니다.
  • 지지대를 세워 가지를 묶어 올리면 아래 잎이 흙에서 멀어집니다.
  • 밑동에 짚이나 풀을 덮으면 빗물이 흙을 때릴 때 튀는 흙탕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관리는 비가 오기 전에 끝내 둬야 효과가 있습니다. 장마가 시작된 뒤에는 손쓸 틈이 줄어듭니다.

장마를 넘기면 가을까지 거둡니다

고추는 7월부터 10월까지 길게 거두는 작물입니다. 장마철 한 고비만 잘 넘기면 늦가을까지 풋고추와 붉은 고추를 차례로 딸 수 있습니다. 청양고추처럼 매운 품종, 아삭이고추나 오이고추처럼 순한 품종을 함께 심어 두면 같은 관리로 여러 쓰임을 챙길 수 있습니다. 첫 열매가 달리기 시작하면 아래쪽부터 익는 대로 부지런히 따 주세요. 제때 거두면 포기가 다음 열매에 힘을 쏟습니다.

잘 거둔 고추는 식탁에서 제 몫을 합니다.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은 소화액 분비를 도와 소화 흡수를 높이고, 풋고추에는 비타민C가 풍부합니다. 마늘·생강과 함께 양념에 넣거나, 기름에 볶아 풍미를 살리는 방식이 잘 어울립니다.

오늘 밭에 나가면 비 소식부터 확인하고, 맑은 날 아래쪽 잎 뒷면을 한 바퀴 살펴 보세요. 한 잎에서 막으면 한 밭을 지킵니다.

출처: 농촌진흥청·식품 영양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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